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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2월 1일

     

    <서점 카페 이용을 하는 이유>

    언제부턴가 대형 서점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콘센트 개인 좌석과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소파 좌석이 생겼습니다.
    예전에는 서점 가면 쭈그리고 앉거나 서서 책을 훑어봐야 해서 힘들었는데 이제는 자리만 확보하면 훑어보는 게 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책을 완독하고 갈 수도 있고, 폰 충전까지 무료이니 고객 입장인 저는 참 좋은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유료 석인 서점 카페 이용을 하는 횟수가 늘어났습니다.


    :) 과거 서점 카페를 이용하는 이유는?
    1. 무료석 자리가 없을 때
    2. 커피도 마시며 책을 보고 싶을 때
    3. 오랜 시간 머물러야 할 때 눈치 보지 않고 싶어서

    :) 현재 서점 카페를 이용하는 이유는?
    1. 무료 석보다 유료석이 나의 공간이라는 안도감이 들어서 
    2. 커피도 마시며 책을 보고 싶어서
    3. 짧은 시간이라도 내 시간을 정성스럽게 보내기 위해서

     

     

    3번은 오늘의 경험입니다. 1번과 비슷한 이유일 수 있겠어요.
    남편이 1시간 동안 아기를 본다고 서점에 다녀오라고 했습니다.
    원래라면 '시간이 짧으니 무료석에서 여러 가지 책을 빨리 훑어보고 가자!' 생각했겠죠.
    오늘은 문득 드는 생각이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오롯이 나를 위한 1시간이 주어졌는데 정성을 들여보내고 싶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시간만큼은 나만을 위한 좌석에 내가 좋아하는 커피와 책, 노트, 펜으로 채우고 싶었습니다.
    평소에는 긴 시간 머무를 수 있을 때 '카페 유료석'을 선택하는 편이지만 오늘은 한정되게 주어진 내 시간을 위해 '유료석'을 선택했습니다.
    꼭 집어 무엇이 변했다고 말할 순 없지만 분명히 돈을 쓰는 방법이 달라졌기에 기분이 묘했던 경험이었습니다.


    <중고거래를 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이유>

     

    예전 저의 중고거래 방법은 네이버 카페 '중고 나라'를 이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요즘은 동네 인증을 기반으로 한 '당근 마켓'을 주로 이용합니다.

    중고나라보다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저렴하게 내놓아야 잘 팔리는 편인데 우리도 저렴하게 구매하니 같은 입장이고, 앱 사용이 카페보다 편리해서 좋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용 횟수가 많아지다 보니 비매너 거래도 늘어났습니다.
    남편은 당근 마켓을 통해 판매 후 좋은 후기를 받았다며 뿌듯해하기도 했고, 저 또한 기분 좋은 거래가 더 많았기 때문에 가끔 생기는 스트레스는 참는 편이었죠.

     

    어제였습니다.
    '단사리의 사행(버리기)'을 위해 서브로 사용하려고 당근 마켓에서 5만 원 주고 구매했던 유모차를 미련이 남지만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좋은 제품이라 생각했고 사용 횟수는 적었지만 짧은 시간 동안 애정이 생긴 물건이었죠.
    그래도 중고에 중고를 감안하고 따로 만원에 구매했던 컵홀더까지 3만 원에 올렸습니다.
    '가격조정 안 하고, 직접 가지러 오실 분 환영합니다.'는 말과 함께요.

     

    저는 중고 물건을 살 때 가격 흥정 없이 마음에 드는 것만 구매하고, 가격이 맞지 않으면 판매자가 낮출 때까지 기다려보거나, 놓치면 내 것이 아니었나 보다 생각하고 중고 거래를 하기 때문에 '제가 합당하다 여긴 3만 원'과는 거리가 먼 질문들에 적잖이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돈이 많았다면 중고 거래를 했을까?
    새 물건을 살 거고, 버리고 싶으면 버리고, 나눠주고 싶다면 무료 나눔을 하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이렇게 스트레스받지 않을 텐데.

    중고 거래를 통해 자연을 보호하는데 동참했다는 당근 마켓의 칭찬이 기분 좋다고 내가 스트레스받을 수도 있다는 걸 감안하면서 이 일을 지속적으로 만들어야 할까?

    중고 판매는 그만 하고 싶다.'

    그리고 오늘 아침 일어나서 유모차를 사기로 한 분을 기다렸습니다.
    전날, 남편은 유모차 아깝다고 더 쓰자고 했지만 사기로 한 분이 있었기에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약속한 분이 왔고, 유모차 작동법을 알려달라고 하여 설명 중이었는데 이웃 주민이 보게 되었고 자신도 이 브랜드를 쓰고 있다고 도와주었습니다.
    마지막 돈을 받아야 하는 순간에 구매자가 멀리서 왔다고 깎아 달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거래 조건에 대해 분명히 글을 올렸는데 와서 흥정을 하니 순간 너무 기분이 상했고, 웃는 얼굴에 단호히 거절을 못하고 2천 원을 깎아주었습니다.

     

    사실 저에게 2천 원이 큰돈도 아니고 그 사람에게도 큰돈이 아니었을 건데 기분은 너무 나빴습니다.
    2천 원이 뭐라고...
    구매자가 떠난 후 도와주신 주민이 그 브랜드 유모차 좋아서 추가로 사고 싶었다고, 3만 원이면 정말 저렴하게 올렸다고, 자기가 알고 살 수 있었다면 좋았겠다고 했습니다.

    집으로 들어와서 너무 속이 상했습니다.


    :( 속이 상한 이유는?
    1. 분명히 가격 조정 없다고 적었는데 구매하러 와서 흥정을 한 것
    2. 내가 깎아주기 싫으면 단호하게 거절하면 되는데 그러지 못한 것
    3. 내 물건의 가치를 아는 사람도 있었는데 가치를 모르고 싸게만 사려고 하는 사람에게 팔아서
    4. 오늘 읽었던 책을 통해 내가 설레었던 물건을 쉽게 정리하면 안 되었다는 것을 깨달아서
    5. 거래 후기에 '별로예요'라고 남기고 싶었지만 솔직하게 남길 수 없는 여러 가지의 마음 때문에
    6. 비매너에 기분 상한 게 크지만 결국 돈이 중간에 끼여 있다는 생각에

    이 기록을 남기는 동안 구매후기가 표시되었습니다.

     

     

    그래도 아기가 유모차를 거부하지 않는다고 하니 상한 마음이 좀 누그러졌습니다.

     

    결론은 제가 실천하고 있는 '단사리'나 오늘 읽은 책의 내용처럼 '본질에 집중하여 나를 설레게 하는 것만, 나와 어울리는 것만, 내게 필요한 것만 구매할 수 있는 안목을 키워야겠다.' 고 깨달았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버려야 할 물건도 생기겠지만 최대한 버리지 않을 수 있는 물건을 취하고, 내가 소중히 사용한 만큼 그 가치를 알고, 꼭 필요한 사람에게 보내야겠다.' 경험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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